북한산 숨은벽 - 직촬
秋嘆(4)
- 三角山 도선사에서 -
- 여강 최재효
어떤 망석중이 한 놈
간밤 비에 일편단심 사라진 숲 속에서
하늘 보고 웃고
고개 숙여 흐느끼네
본래 신神의 땅이나
미련한 중생들 혼돈의 땅이나
뿌리는 하나라고 했지
이제 임이 지정한 세월 지나
하늘 땅 양분된 삼라森羅에서
누더기가 된 이 한 몸
마음 편히 누일 데 없다네
어떤 놈들 '망각의 강' 건너고도
파안대소破顔大笑하고 있네
하여, 정토淨土가 정토情土가 된 듯 해서
일주문 사천왕四天王에게 눈알 부라리네
엊그제 탄성 질러대던
홍엽紅葉은 간데없고
앙상한 겨울나무들
허락도 없이 동안거에 든 듯 하여
남몰래 가슴 치네
- 창작일 : 2011.11.19.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