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吟
- 소래산을 내려오며 -
- 여강 최재효
갈색 천년 소래산
저 아래 콘크리트 풍진風塵 숲
중턱에 홀로선 그림자 같은 사내
모르쇠로 입 다문 청천靑天
내가 백년을 살아도 좋고
그대가 만년을 이어도 좋을진대
다만, 기괴하고 원망스러운 것은
누구도 주인이 아니라네
본래 만상萬象에 주인이 없을 터
한때 나는 일월성신日月星辰이었고
화수목금火水木金이었지
모든 게 돌고 돌지 않나
내 발길에 차이는 수무한 작은 돌
저기 주인 없는 초라한 무덤
삭풍에 우는 앙상한 나무
자욱한 분홍 먼지들
자타일체自他一體 아니던가
- 창작일 : 2011.11.20.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