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嘆(2)
- 三角山 ‘숨은 벽 능선’에서 -
- 여강 최재효
겨울비 그친 산에서
어떤 나그네 길을 잃고
하늘 올려보고 합장合掌하네
좌측 무중霧中의 허공에서
까마귀 서러운 울음소리 들리고
오른쪽 천 길 낭떠러지에
달콤한 황천길 어서 오라 손짓하네
이쯤에서 쓰레기, 속세의 욕덩어리
아무도 보고 듣는 이 없을 때
미련 없이 던져 볼까
일신一身도 온전히 보전하지 못하고
일세一世도 누리지 못한 채
일명一名 역시 땅 속에 묻은 이 원한
백천만겁에 겨우 한번 주어진
일기일회一期一回를 놓치고
미련한 중생 가슴을 치고
고개 숙여 간신히 분루憤淚를 삼키네
- 창작일 : 2011.11.19.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