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숨은 벽 능선
秋嘆(1)
- 三角山을 오르며 -
- 여강 최재효
삼각산 ‘숨은 벽’ 초겨울
너무 쓸쓸하고 외로워
보는 사람에게 근심을 주네
동쪽으로 걸어서
인수봉에 인연이어 보아도
휑한 가슴 채울 길 없어
서쪽으로 올라 인연을 맺어보네
내 운명 같은 백운대
저리 백면白面으로 지낼 바에는
차라리 일세一世 의 파락호가
부럽고도 반가우리
팔락이는 비엽飛葉에게 묻노니
너는 지난 봄
춘몽春夢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백골白骨이 다 된
이 흉상胸像이 불쌍하다면
저 멀리에 이 한 방울 눈물을 보여
통한痛恨을 전해다오
행여, 그가 목석木石이 아니면
문드러진 속내를
뒤늦게나마 보여주고 싶은데…
[주] 嘆 - 탄식할 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