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嘆(3)
- 우중에 三角山 만경봉을 지나며 -
- 여강 최재효
밤마다 월객月客 찾아드니
내 어찌 편히 잠자리에 들 수 있을까
길이 없으면 말 것을
역행逆行은 결국 엉뚱한 길이지
차라리 지금처럼 천지만물이나
내 보잘 것 없는 일생一生이
이렇듯 오리무중五里霧中에 있다면
크게 한번 웃어 볼 수 있으련만
가고자 하나 갈 길이 없어
상시常時에도 늘 속울음으로 대신하고
천근같은 고개를 숙이네
잠깐의 놀이는 백년이 지나면
대개 잊혀지기 마련이지만
어떤 심사深思에게는 목숨이 달렸지
언제가 돌아갈 날인가
내 눈에 흐르는 뜨거운 물이
눈물인지 빗물인지 알 수가 없어
멍하니 고개 들어
애꿎은 만경봉을 노려보네
- 창작일 : 2011.11.19. 12:30
[주] 嘆 - 탄식할 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