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이 진토되어
- 여강 최재효
질경이 보다
질긴
인연의 끈은 생을 뛰어
넘어
영원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하늘이 맺어 준 고귀한 연(緣)
백 년후 당신과
내가
한
점 흙으로 돌아간다
하여도
어이 그 인연의 고리를 끊으리요
당신은
내게
피와 살과 영혼을
주셨고
대가없는 사랑을
심으셨습니다
심장이 멈추기
전까지
은혜를 얼마나 갚을지 알 수 없습니다
어머니
!
어제밤에는 더욱 당신이
그리워
작년에 함께 한 사진을
보았습니다
사진속
당신은
고운 연륜의 향기가
피어나는
한 송이 백합이셨습니다
지금쯤 잔설(殘雪)이 더
쌓이고
잔주름이 느셨겠지요
저도 어느덧 눈을 맞기시작했습니다
어머니와 자식으로
맺어진
소중한
천륜(天倫)
차마 후생(後生)을
산다하여도
어찌 그 끈을 버릴 수 있으리요
수 백년을 살아
온
고향의 수호신, 뒷동산의
느티나무처럼
당신도 그리했으면...
-창작일 : 2004. 5. 8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