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인玉人
- 여강 최재효
달도 없는 가을밤
솔공蟀公은 초저녁부터 울어대는데
희미한 담장에
능소화가 시든 채 걸려있네
멀리 개 짖는 소리에
행여 하는 마음에
공방空房 창문을 반쯤 열고
홍등紅燈을 달아놓네
지난해에는 야속하게도
빈 잔에 서리맞은 달빛을 가득 채워
서창西窓에 기댄 채
외기러기를 보고 위안慰安을 삼았지
상사몽相思夢은 날로 더하는데
깨어나면 허전하여라
옥인玉人은 어디쯤 오시는지
예리성曳履聲을 언제 쯤 들을 수 있으려나
- 창작일 : 2013.9.5. 02:00
[주] 蟀 - 귀뚜라미 솔 / 예리성 -
신발 끄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