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思母
- 여강 최재효
가을 햇살 가득한 청산靑山에
선녀 같은 어머님 누이고
천근千斤 발걸음 집으로 향하려 하는데
차마 돌아올 수 없음이여
한 걸음 떼고 뒤돌아 보고
또 한걸음 옮기고 먼 하늘 바라보네
노을속 텅 빈 고향집엔
속 없는 황구黃狗가 꼬리를 흔들고
잔병殘病으로 초로初老가 되어버린 불초不肖
봄꽃 보다 화사한 사진 속 현모賢母
두 시선, 마주 보고 한동안 말이 없는데
차가운 상청喪廳에 낙엽이 날아드네
비단옷 입고 환향還鄕하려 했건만
굳은 언약言約은 공허한 메아리 되었고
어머님 명부冥府 사람 되셨으니
이제 어디 가서 속죄贖罪를 해야 할꼬
희미한 불빛 아래 때늦은 귀뚜라미 울어대고
차가운 별빛도 자취를 감춰
한스러운 밤은 어깨를 짓누르는데
외기러기 울음소리에 혈루血淚가 흐르네
- 창작일 : 2013.11.3. 21:00
어머님 장례식을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