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2
- 여강 최재효
내 사랑이 떠나가던 그날
지금처럼 빗속을 헤매었지
고질병 되어버린 아픈 추억의 반추
지우려고 하면 더욱 새롭네
이름 석 자로 우물 안 개구리가 제격인 것을
밖으로 나와 하늘 보고
스스로 우환을 짊어지나니
겨우 반백半白이 이미 한오백년이네
심신은 갈 곳을 잃고
생겨나는 것은 무쇠머리 뿐
근래 들어 세속 이름 버리고
구름에 달 가듯 살려고 하네
병구病軀에 발목이 잡혀
주선酒仙은 몽중夢中에 노닐고
눈감고 가슴 치며
초야初夜의 합환주를 떠올리네
- 창작일 : 2013.7.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