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3
- 여강 최재효
하얀 침상에 앉아 밖을 보네
이런 날 소년은 소녀를 만나
속내를 내보이며 웃었고
소녀는 눈동자에 불꽃을 심었지
아스팔트 길 위로 오색의 우산들이 바쁘고
가로수는 춤을 추는데
유리성琉璃城 안에 갇힌 늙은 소년
아픈 기억에 눈가를 적시네
한 사람이 왔다 떠나고
또 한 사람도 말없이 사라졌는데
한번 오면 영원할 사람
이 풍진風塵 어디에 숨은 걸까
저 지난 춘삼월에 초승달 나오고
항아님 한 분 사뿐히 오셨는데
담장 없는 화가花家에 묻혀
한오백년 연리지連理枝 될 수 있을지
- 창작일 : 2013.7.9.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