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 1
- 여강 최재효
고적孤寂한 겨울 바다 속 하얀 조각달
세풍世風에 떠밀려 온 나그네
서로 무심히 바라보며 맥없이 웃는데
사나운 파도가 달려와 훼방을 놓네
잠을 잊은 바닷새 한 마리
거친 바다를 허공 삼아 날며
이방인을 보고 토설吐說하는데
욕인지 인사말인지 알 수가 없어라
저 가냘픈 임은 무슨 심사로 토라져
바다에 은빛 그림자 길게 드리우는지
해풍에 젖은 한 사람
누가 밀지 않았는데 저절로 주저 앉네
산 위에 거대한 객선客船 휘황한 불빛
바닷가 주막집 아련한 노랫가락
나와는 거리가 먼 듯도 한데
행여 임이 그곳에 계실까 자꾸 돌아보네
해조음海潮音 자장가 삼아 눈을 감으니
복사꽃 봄바람에 흩날리는데
한 가인佳人이 홀연히 나타나
배시시 웃으며 잔을 건네네
- 창작일 : 2013.02.04. 04:00
정동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