如 雲
- 여강 최재효
밤하늘에 구름 걷히기를 기원하네
인동忍冬의 질곡을 별빛에 의지하고
애련哀戀의 서러움은 달빛 섞어 마시는데
운사雲師는 이 몸과 무슨 원한이 있는지
화병에 춘지春枝는 창가로 뻗어 있고
창밖에 겨울나무 춘몽을 꾸는데
까닭도 없이 밤새도록 겨울비 내리니
고처孤處 목인木人 눈가에 시름 드리우네
저 지난 봄 때늦은 한풍寒風 휘몰아쳐
춘화春花 모두 떨어지고
갑작스러운 돌풍에 백화百花도 날아갔는데
내 생애 언제 다시 꽃을 볼 수 있으려나
반평생 목석木石이 좋아 산인山人되었고
진한 향기에 취해 어화語花 가까이 하였지
홍진紅塵 쌓인 수수께끼 같은 음산한 거리
다정은 뜻하지 않은 다마多魔를 불렀네
짙은 안개 섞여 남풍 슬며시 불어오는 날
초승달 오르면 소쩍새는 토혈吐血할 테고
만산에 꽃망울 붉게 터지면
서둘러 동창同窓에 홍등紅燈 내걸리라
- 창작일 : 2013.01.22. 00:00
[주] 如雲(같을 여, 구름 운) / 운사 - 하늘에서 구름을 관장하는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