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客
- 여강 최재효
동천冬天에 맑은 달
누옥陋屋에 흐릿한 눈동자
무언無言으로 서로 바라만 보는데
마을 지붕마다 월백月白으로 차갑네
달뜨는 날이면 공연히 마음 설레어
동구 밖까지 나갔다
허망하게 발길 돌리는데
머리는 달빛에 촉촉이 젖네
저 님은 어디든 비추겠지
세상에 저 님을 미워하는 사람이 있던가
이 몸이 흠뻑 젖었으니
먼데 흑발黑髮도 젖었을 테지
허공의 저 님 다시 오시는 날
동풍東風 불어 올 텐데
잘 익은 매화주 누구와 수작酬酌해야
객지 수심愁心 녹일 수 있을까
- 창작일 : 2013.01.27. 23:00
[주] 月客(달 월, 손 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