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 夢
- 여강 최재효
천년을 살아도 외지는 변하지 않겠고
백년이 흘러가도 이방인이라
내 마음 언제나 고향 떠나온 길손 같아서
밤마다 어머님 곁으로 달려가네
큰 누이 매화 떨어지기 전에 귀천歸天하였고
장형은 동짓달에 뒤 이었는데
어머님 낙담落膽하실까
이 몸 홀로 타관을 전전輾轉하네
뜰 안에 불두화佛頭花 탐스럽고
문 앞에 소나무는 사철 시원하였지
아버지는 새벽 대문 여시고
어머니는 늦은 밤 빗장을 잠갔다네
아버님 뼛골로 칠남매 장성하면서
어머님 등골로 모두 집을 얻었는데
남매는 청천靑天에 새로이 집을 지었고
남은 형제들 세파世波에 떠다니네
도연명은 늘 고향을 그리워하였지
나그네도 일찍 돌아갈 준비하는데
안타까워라, 병구病軀에 적수赤手 뿐이라
생전에 떳떳하게 어머님 뵙기 어렵게 되었네
[주] 歸夢(돌아갈 귀, 꿈꿀 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