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 觀
- 여강 최재효
한려寒廬에 한인閒人 한 사람 있어
가만히 살펴보니
화중畵中 선골仙骨 같은데
시선은 늘 물외物外에 닿아 있네
철림鐵林 한 가운데 누옥陋屋
죽부인, 무명이불 한 채
산나물에 갈주葛酒 한 동이
서창西窓에 사철 난향蘭香이 풍긴다네
한때 청풍명월과 풍류 즐기다
뒤늦게 천명天命 알고
청산靑山에 들어 자적自適하면서
인간사人間事 잊으려 하였다네
호사好事는 마魔가 미리 알게 마련이라
지난해 매화 질 무렵 귀기鬼氣 들어
스스로 적수赤手되었고
이제야 백안白顔으로 까마귀와 노네
- 창작일 : 2013.01.09. 00:00
[주] 自觀(스스로 자, 볼 관) / 寒廬(찰 한, 오두막집 려)
陋屋(좁을 누, 집 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