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 人 2
- 여강 최재효
지난해에는 나는 새마다 쌍쌍이더니
어찌된 일인지
지금 저 허공에 북조北鳥는
홀로 차가운 겨울밤을 날고 있네
도원桃源같은 고향 떠난 지 삼십년
앞으로 얼마나 더 객지를 떠돌지
지난봄 돌풍으로 꽃잎 사방으로 흩어지고
담장에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었지
눈 감으면 여흥驪興에
구순九旬 어머님 하얀 얼굴 보이고
눈 뜨면 강 건너 가아家兒들
소리없이 웃으며 손을 흔드네
쌍雙이란 천지신명 내리신 선물
인간 경계 밖 일이라네
이 밤 멀리서 개 짖는 소리 아련한데
누가 홀로 견딜 수 있을까
[주] 여흥 - 필자의 고향인 경기도 여주의 옛 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