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 鄕
- 여강 최재효
고향 가는 길 안개 속에 있어
객수심客愁心만 더해 가는데
보이는 것마다 석양에 물든 것이네
천지신명은 어디서 무엇을 보고 계시는가
겨울 길어지니 산골마다 눈보라 불고
초목草木은 시들어 죽은 듯 한데
풍문에 화신花信 들리면 생기 돌면서
남쪽 소식도 들어 볼 수 있을까
청옥靑玉 같던 내 용모 어디로 갔는가
어쩌다 지난날 생각하면 애절하고
아쉬워 몸부림 쳐보지만
고향 하늘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테지
소년의 소원 아직도 멀리에 있는데
누가 금의환향錦衣還鄕 길 알려나
구름아, 내 속을 알고 있다면
부질없이 떠돌지 말고 늘 거기 있어다오
[주] 思鄕(생각할 사, 고향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