別 首
- 여강 최재효
다정이 오히려 무정 보다 못할 때가 있지
흰 구름 제 발로 봉우리 옮겨 다니고
봄나비 꽃향기에 실려 훨훨 나는데
사람들은 곁에 정인情人 있어도 외로워하네
옛사람들 애련愛戀은 무심하여서
우중雨中에는 애써 자작自酌하고
늦가을 깊은밤 조각달과 수작하여도
별루別淚는 볼 수 없었지
눈(目)이 많아진 요즘
여인의 붉은 촉수觸手 임 발목잡고
사내들 호시虎視 지어미 손을 묶는데
안타까워라, 매듭 너무 쉽게 풀어지네
살아서 동방洞房에서 사랑하지 못하고
죽어서 동혈同穴은 꿈이 되어버리니
선인先人들 무관심은 곧 유정有情이었어라
이제 안구眼口는 무색無色이면 좋으련만
- 창작일 : 2013.01.1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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