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 子
- 여강 최재효
하늘 꽁꽁 얼어 달도 나오지 않은 밤
무명 이불 세 겹에도
냉기 집요하게 뼛속에 스미는데
여흥驪興에 어머님 어찌 주무시는지
창밖에 겨울나무 합장한 채 떨고 있는 모습
가출한 탕아蕩兒 같은데
오뉴월 낙화落花 눈에 선하고
한 여름 선공蟬公 노랫소리 들리네
내일 모레 춘삼월 마파람 불어와
동안거冬安居 끝낸 나목裸木에 꽃 피고
꾀꼬리 날아와 노래 할 때
어머님 모시고 화전花煎 부치고 싶건만
독거獨居 위로 하늘이 쩡쩡 울고
구순 어머님 생각에 겨울밤 더디 가네
하룻밤에 삼천번을 앉았다 누워도
지은 죄 갚을 길 요원하고......
- 창작일 : 2013.01.10. 23:45
[주] 不子(아닐 불, 아들 자) / 여흥 - 필자의 고향으로
경기도 여주의 옛지명 / 蟬公(매미 선, 공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