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人 3
- 여강 최재효
몸이 다 부서지도록 뒤척이다
겨우 빈 잔을 남겨놓고
천만리 까마득히 머나먼 길에 올라
몽중인夢中人을 만나러 가네
손 뻗으면 닿을 거리
강 건너 저편에 희미하게 보이는 불빛
산 너머 하얀 집
몽도夢道가 아니면 갈 수가 없네
세상에 나와 제일 서럽고
슬픈 일은 지척에 임을 두고도
볼 수 없는 일이라네
나의 방랑은 봄이 오면 종점에 닿을까
그대 세상 나오기 전부터
운명처럼 별리別離는 예정된 일이고
우리 이승 떠난 뒤 업業이 남아
또 한 번의 해후는 꿈처럼 올 테지
흔적도 없는 임의 미소를 그리며
조용히 눈을 감네
한 번의 눈 맞춤에 진저리 치면서
박빙薄氷의 이불 속에서 춘몽春夢을 쫓네
- 창작일 : 2012.11.7. 2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