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無中
- 여강 최재효
추풍이 스쳐도 눈물이 날 것 같네
한철 울어대던 새소리 메아리로 남고
귀뚜라미도 종적이 묘연한데
허수아비는 여름옷 차림으로 서있네
타향을 떠도는 단신單身의 나그네
다병多病하여 우정은 엷어만 가고
재주 없어 늘 그 자리인데
추색秋色은 더욱 짙어만 가네
소년의 하루는 점점 짧아지나니
안타까워라, 석양夕陽마저 조급하네
기다리는 시간 길어지고
임은 경계 밖에서 돌아올 줄 모르네
어찌하다가 홀로 천릿길 돌아가나
옛사람 함께했던 일 생각하니
무서리에 석별의 정情 더하고
이 몸은 양계兩界에 있는 듯 없는 듯
- 창작일 : 2012.11.9. 00:30
[주] 양계 - 이승과 저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