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 여강 최재효
낙엽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삭풍에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쉬이 통하고
시선이 하늘에 닿기도 한다
사랑의 양식이 떨어지면
사람도 겨울나무와 무에 다를 게 있을까
늘 내곁에 있던 그림자도
틈이 벌어져 사라지고 말았다
별들도 애무를 받지 못하거나
동화童話가 중단되면 사라지듯
돌부처 조차도 자주 바라보지 않으면
저 멀리 돌아앉게 마련이다
돌아오지 못할 강이 아니라면
남극과 북극 정도의 거리가 아니라면
맹목적으로 달려가야 한다
틈이 생기면 용서를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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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일 : 2012.11.1. 2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