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信
- 여강 최재효
젊은 사람들 노란 낙엽 밟고
중년들 붉은 나뭇잎 즈려밟는네
한 사내 휘파람 소리
너무 쓸쓸하여 발걸음 멈추게 하네
올해 가을잎 지난해 보다 더 약해
미풍에도 힘 없이 떨어지는데
안타까워라, 날 밝으면 사방에
나목裸木들만 수줍게 서있겠네
꽃비 아래 춘몽
늦가을에 낙화유수 되어버리고
떠난 임은 돌아올 줄 모르는데
야속하여라, 흰머리 늘어만 가네
달밤에 기러기 날아들고
손톱에 봉숭아꽃물 희미해지는데
이 밤 지새고 나면
행여 풍문이나 들어 볼 수 있을까
- 창작일 : 2012.11.0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