吠聲
- 여강 최재효
엄동설한 같던 만춘晩春에
바람 사는 고즈넉한 송림松林에서 나와
불야성不夜城 한가운데 잠자리 하니
잡성雜聲에 밤이 짧아졌네
육림肉林 속 비수 같은 교성嬌聲
덩달아 짖어대는 길 건너 견성犬聲
귀 틀어막고 떠올리는
해조음 같던 청산靑山의 송성松聲
종일토록 귀를 열고 앉아 있어도
글 읽는 소리 들리지 않네
세상은 감언甘言에 취해 춤을 추니
헝클어진 실타래 같아라
산인山人될까 두려워
범인凡人을 동경하였건만
미성美聲에 혹해 엉덩이에 뿔 나오고
자칫 달보고 짖을까 두려워라
- 창작일 : 2012.6.19. 04:00
[주] 吠聲(짖을 폐, 소리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