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心
- 여강 최재효
서산을 촉촉이 적신 조각달 애처로워라
엊그제 만월滿月보고 미소 지었건만
오늘은 청상靑孀같은 임 오셨어도
차마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네
초승달 바라보며 한숨지으면 무엇 하나
곧 지나간 세월의 편린片鱗이 될 것을
곁에 텅 빈 꽃자리
하해河海같아서 현기증이 나네
시든 화초는 빨리 뽑아내고
독사에게 물린 손가락은 잘라내야 하리
사람의 한 평생은
의구심疑懼心의 연속이라고 하지
이 밤, 저 생월生月은 무슨 의미 있을까
간사한 내가 곧 보름달이며
동틀 무렵 나왔다 사라지는 조월爪月이며
북산北山을 향해 달리는 휴월虧月인 것을
- 창작일 : 2012.6.26. 19:30
[주] 易 - 바꿀 역, 靑孀(청상) - 젊은 과부, 爪 - 손톱 조,
虧 - 이그러질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