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
돈
- 여강
최재효
소래산이하룻밤사이에화려하게단장하고
손에잡힐듯가까이다가와손을흔들었고
중년의누이들겉옷은더욱선명해졌으며
목굵은남정네들웃음소리역시젊어져있었다
인천대공원을가로지르는발길은빨라졌는데
청바지속풍만한女體는눈을피로하게했고
가로수들은다투어패션쇼를하고있었으며
공원벤치에는싸구려선남선녀들이함부로만든
밀어와행복에겨운和音이어지럽게널려있었다
자동차는서로의꼬리물고地獄으로들어가고
산새들은흔적조차남기지않고증발해버렸으며
할일없는사람들로長蛇陣을이룬산은바빴다
가을의태양은이미충분히시들어있었으며
멀리서해는하늘과姦通하느라본분을잊은듯하고
도시는무겁게가라앉아눈알만굴리고있었다
산에는산짐승대신집짐승들이바위틈마다박혀
탁한음료수로세상을어지럽히고있었고
좋은목청들이산신령에게항거하고있었는데
무심한구름한점그냥모른체지나쳐가고있다
도심한가운데우후죽순처럼생겨난거대한碑石들은
살아있는자들의존재이유를알리려몸부림치는데
눈먼詩人은땅에떨어진심장을주우려하고
천년을서서세상을비웃던磨崖石佛은어느새
성큼성큼바위속에서걸어나오고있었다
2006.9.23. 17:00 소래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