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싸기
- 여강 최재효
半生을 좀 넘기면서 알았다
이전에는 밑 빠진 독에
행여 누가 빼앗아 갈까 두려워
쉬지 않고 집어넣기에 급급했다
뼈마디 마디에 바람이 들기 시작하면서
아침마다 죽기 살기로 배에 힘을 주면
얼굴에 굵은 핏줄이 곤두서고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다
무지하게 끈질기다
不協和音에 이어
어렵게 완만한 한숨이 나오면
하루는 또 이상 없이 굴러가겠지
내가 시원함을 느끼는 순간에도
어떤 이들은 가득 찬 뱃속을 비우지 못해
안달하거나
아직 덜 찼다고 하늘을 보며
삿대질 한다
나는 행복한 놈이다
담는 것 보다
잘 버리는 것이 훨씬 득이 되고
萬事가 튼튼하며
주어진 시간을 끝까지 책일 질수 있다는 것도
또한 놀부보다 예수가 똑똑하다는 것도
半生을 좀 넘기면서 알았다
나는 不幸한 놈이다
2006. 9. 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