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고 나면
- 여강 최재효
창가에 누가 목련을 심었는가
어느 임이 마음대로 피워 놓고
얼굴도 없는 걸까
비바람은 무시로 잘도 오가는데
소리 없이 지는 꽃에게
왜 벌써 가느냐고 물어도
아무 대답이 없네
꽃 지고 나면
봄도 따라 갈 텐데
춘몽(春夢)에 빠진 이 몸 어이할꼬
누구를 위해 피었다가
저리 소리 없이 져야 하는가
나비가 오기도 전에
홀로 가슴 아파하는 한 사내
누가 창가에 목련을 심어놓았나
- 창작일 : 2006. 4. 22.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