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비
- 여강 최재효
책임 못 질 일을
누가 또 저질렀는가
임 얼굴 보기도 전에
눈꽃으로 날리어
또 먼 기약을 해야 하다니
피기도 전에 지는
봄꽃의 심정을
저 무정한 바람은 알려나
꽃비가 내릴 때 마다
심연(心淵)에
멍울 멍울 맺히는 서러움은
촛농처럼 굳어 가는데
오늘은
새들조차도 소식이 없네
바람 부는 날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멍꽃이 두 가슴에 만발하네
2006. 4. 20.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