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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한 욕, 천년 뒤 후손이 듣는다

* 창작공간/Essay 모음 2

by 여강 최재효 2018. 10. 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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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코 한 욕, 천년 뒤 후손이 듣는다




                                                                                                                                            - 여강 최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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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 상스러운 욕은 1200년 전인 2018년 10월 6일 00시

00분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수도였던 서울시 00구 00동

0000번지 거주하는 ***라는 남자가 내연녀를 만나 자신의

을 헐뜯는 소리입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

다. 앞으로는 ‘낮말과 밤말은 후손들이 듣는다.’라고 바꿔야 할

것 같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라는 말도 ‘우주에 비밀은 없다.’

라고 바꿔야 할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우리들의 일상의 영역이 지구에 한정되지 않고 전 우

주로 확대되었음을 뜻한다. 이 같은 현상은 지구가 생성되면

부터 있었다. 우리 인류는 지구인이 아니라 우주인이었던 것이

다. 이제서야 우리들은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이 내는 음성(音聲)은 공기가 있어야 전달된다. 공기가

는 진공상태에서는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 소리의 파동(波動)

을 전달할 매개체가 없기 때문이다. 소리는 공기의 밀도와 압축

성에 따라 전파 속도가 다르고, 밀도와 압축성은 온도에 따라

다르다. 지구상에서 소리는 기온, 습도, 기압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내가 낸 음성이 지구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하와이 마우나

아 천문대에 자리한 ‘서브미터’ VLBI(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전

파망원경을 이용하여 천체의 정확한 위치 및 화상을 얻는 전파

간섭기술) 관측 장비들이 ‘별들이 내는 소리’를 눈으로 포착하

고 있다.


 우주는 진공상태인데 어떻게 별들의 소리를 눈으로 포착해

내는 것일까. 수수께끼 같은 말이다. 별들이 내는 소리를 인간

의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별들이 발생하는 전파를 수집하여

아날로그 , 디지털 신호로 바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것이다.


 태양은 수소로 핵융합을 하면서 6천도에서 수백만도까지 열

빛을 발산한다. 이때 태양은 전기적 에너지인 자기장(磁氣場)과

가시광선, 감마선, 적외선 등 여러 종류의 전파를 발생시킨다.


 이 같은 전파들은 제각각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즉, 각

전파들이 고유의 진동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태

과 우리 지구도 일종의 별이다. 우주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별들

이 많다.


 실제로 미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에 올려진 별들의 소

를 들어보면 ‘윙윙’ 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지만, 과학자

이 소리를 세분하여 우주의 소리를 분석하며, 그 속에 겨진

메시지를 찾기 위하여 애쓰고 있다.


 VLBI 관측 장비들이 수집하는 전파 중에는 지구에서 130억

광년(光年) 즉, 12자(秭) 2980해(垓) Km로 떨어진 거리에 있

별에서 날아오는 것도 있다. 꿈속의 거리나 마찬가지다.


 전파분석 기술이 더 발전할 경우 130억 년 전에 어느 별에서

생명체나 무생명체가 발생시킨 소리를 듣고 그 뜻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경이롭지 않은가? 이미 130억 년 전 어느 별에서

라진 물체가 낸 소리를 130억년 후에 지구인이 듣는다니.

1000년 전 소리는 말해 무엇 하랴.


 우리는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듣기 거

하고  상스러운 욕을 해댄다. 그 소리의 파동과 파장이 지구

면에 닿았다가 굴절되거나 복사되는 수십 종류의 우주선(宇宙線)

에 묻어 지구 밖으로 날아갈 수 있다.


 그 전파가 우주 허공에서 수백, 수천 년을 떠돌다가 시공간이

휘어지거나 왜곡된 장소에서 다시 지구로 되돌아와 먼 훗날

리 후손들이 듣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공상과학 소설 같은 터무니없는 헛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1000년 전에 사람이 달에 갈 수 있다고 상상이나 했을까. 내가

한번 하늘에 대고 질러대는 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 소리는 지구의 어느 곳에 소리입자나 파동으로 변환되어

저장되어 있거나 우주선(Cosmic Ray)에 흡수되어 우주로 날아

가 억만년 동안 우주 허공을 떠돌다 알려지지 않은 어느 은하의

별에서 전파로 수집될 수 있다.


 지금 우리 인류가 발전시킨 과학은 수백 광년(LY) 또는 130

억 광년의 거리에서 날아온 전파를 수집하여 그 메시지를 분

하는 단계에 다다랐다.


 조만간 구석기시대에 살던 우리 조상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대가 오리라. 단군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고, 마태복음 5장3절

에 기록된 나사렛 예수의 산상수훈도 들을 수 있으며, 싯다르타가 

기원정사(舍)에서 행한 사자후도 들을 수 있으며, 주몽이나

박혁거세의 생생한 음성도 들을 수 있으리라. 나의 30대조 할아

버지의 음성도 들을 수 있게 되리라.


 사람은 살다보면 세 가지 업(業)을 짓게 마련이다. 몸으로 짓는

신업(身業), 입으로 짓는 구업(口業), 생각으로 짓는 의업(意業)

등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업들은 그 행위의 선악에 따라 선업

(善業)과 악업(惡業)으로 나뉜다.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의 종교는 후생(後生), 즉 다음 생을 약속

하고 있다. 다음 생은 현재 내가 짓는 업으로 인하여 정되며,

결과에 따라 천국과 연옥(煉獄), 극락과 지옥 등로 간다고 강

조하고 있다.


 생전에 살생(殺生)을 일삼은 자의 후손들은 선대(先代)의 행위

를 좇아 그대로 따라하게 된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육신(肉

身)에 그 유전형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자 끼를 온순한

개가 키운다고 그것이  개가 되지 않는 것같다.


 내가 저지른 못된 짓이나 생각 또는 말 한마디가 그대로 나의

후세나 이 땅에 나올 먼 후세에게 생생하게 전해진다. 요즘 들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난다.’는 말이 새삼 두렵

게 느껴진다.


 천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되면서 나의 생각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얼뜨기 일개 문도(文徒)가 상대성이론(相對性理

論)과 양자역학, 중력(重力), 끈 이론, 다중우주론(多衆宇宙論),

별들의 일생, 블랙홀과 화이트홀, 태양계 생성과정과 지구의 탄

생, 지구에 존재하는 100가지가 넘는 원소(元素)의 생성 과정 등

을 알려고 하는 갸륵한 정성이 어쩌궤변같기도 하다. 


 나의 지난 50여년의 족적을 살펴보면 함부로, 되는대로, 겁

이, 천둥벌거숭이라는 어휘로 점철되어 있음에 한탄이 절나온

다. 해가 기울기 시작한 뒤에 아침을 생각하면 무엇랴.


 늦은 감은 있지만 길을 걷다가도 나의 발에 개미가 밟히지

않을까, 내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주변사람들이 상처를

받지나 않을까, 무척 조심스럽다. 20여 년 전에 직장 상사 몰

내뱉은 욕을 지금쯤 어느 별의 생명체가 들으며, 박장대소하고

있지는 않을지. 두렵다.



                                                                                - 창작일 : 2018.10.06. 오후에 
                                                                                              인천 驪江齋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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