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7000 광년 거리 독수리
성운에 있는 창조의 기둥
별들의 이야기(1)
- 여강 최재효
무극(無極)은 본디 아무것도 없는 공허에서 오고
공허는 유허(有虛)에서 생겨났다고 하지
거짓은 진실에서 나오고
진실은 역시 거짓에서 나오지 않았던가
내가 이 순간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고
귀신은 역시 사람이 아닌데
나는 있는 듯 하나 없는 것이고
진정 나는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하고 있네
지상에 씨앗을 내린지 사십 오억 년 동안
나는 바위로 물로 천둥으로
바람과 번개로 살아오다가 우연히
어머니 자궁(子宮)에 들어 인형(人形)이 되었네
먼 훗날, 나는 수성(獸性)에 잠시 머물다가
육신을 모두 보시(普施)하고 전업(前業)에 따라
청산 위에 청운(靑雲)으로 모습을 바꾸어
세상 단비가 되어 목마름을 해갈하는 은혜가 될 터
우주의 본처(本處)에 내가 살아 숨을 쉬고
나의 오장육부에서 삼천대천이 꿈틀대네
태초(太初)에서 나는 태어났고
나는 태초로 돌아가 별이 되어 무수히 돌고 또 돌고
- 창작일 : 2016.3.6. 22:30
[주] 1) 무극 - 우주의 근원인 태극의 맨 처음 상태
2) 태초 - 138억 전 우주의 대폭발인 빅뱅
(Bigbang)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