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馬耳
- 진안 마이산 塔寺에 가다 -
- 여강 최재효
관우關羽의 적토마도 보이지 않고
이성계의 말 채찍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계곡에 말 뛰는 소리는 가득하였다
몽고 기병騎兵들이 또 국경을 넘어
금수강토에 흉한 발자국을 남기려 하는가
눈썰미 좋은 이처사李處士는 이 곳에
돌덩이를 높이 쌓아 올려 정토淨土를 만들어 놓고
후덕한 산신령이 되었는데
속세의 사람들 제발로 찾아와 머리 조아리며
여래如來에게 복을 달라 애걸하네
바람도 숨이 차 비껴가고
구름도 잠시 쉬어가는 마령馬嶺
성난 남근男根을 보는 듯 하고
가인佳人의 풍만한 수밀도水蜜桃를 품는 것 같아
나그네는 술도 없는데 그만 대취하고 말았네
칼을 든 무사武士는 다른 길로 피해가고
선한 백락伯樂이 찾아와
천마天馬를 순하게 길들인다면
흉노의 말도 부럽지 않고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의 말도 필요없으리
천지탑을 앞에 두고
거대한 말 한 마리 앉아
오래도록 말 없이 천하를 굽어 보는데
저 말이 앞발을 들고 기지개를 켜는 날
백의白衣 후손들 말 잔등에 올라 대륙을 호령할지니
- 창작일 : 2014.5.3. 16:00
[주] 백락(伯樂) - 옛날 중국 진나라 사람으로 말 감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