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花人(3)
- 여강 최재효
고택孤宅 담장에 제철 만난 벚꽃 목련
새벽빛 젖은 동창東窓을 열었는데
반쯤 시들어 떨어졌네
안타까워라, 낙화落花는 색깔도 없어졌어라
앙상해진 춘지春枝에 마음 상하여
한나절 얼굴빛 굳어있네
명춘明春이 올때 까지
텅 빈 창가에서 얼마나 많은 밤을 새야할지
석인昔人은 눈감으면 추억 속으로 걸어오고
금인今人은 눈동자에 깊이 새겨지네
봄이 오면 피는 꽃은 같건만
곁에 사람은 어찌 항상 같지 않을까
무정한 봄날이 못내 아쉬워
흰 꽃잎 주워 청잔靑盞에 띄우고
붉은잎 백잔白盞에 넣고서
남아있던 별리別離의 눈물 닦아내네
반쯤 무너진 행인行人은 세월을 다투며
기한期限을 정했는데
4월 봄바람이 불어오니
슬며시 금침衾枕에 온기 묻어보네
- 창작일 : 2014.04.06.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