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별無別
- 여강 최재효
사내라고 어찌 눈물이 없으리
옛사람 아른거려도 눈시울 붉히지 않는다네
만남은 예정된 일이었고
헤어짐도 이미 정해진 상사常事였지
술잔을 앞에 놓고 마주 앉아서
별루別淚를 닦는 들 무슨 소용 있으리
도마뱀이 꼬리를 밟히면 스스로 자르듯
대장부도 팔을 자르는 일 있다네
인연이란 마른 눈물 같은 것
만남에 가슴 벅차오르고
헤어짐에 숨이 멎을 듯 하여도
산천이 변하면서 강 건너 일처럼 된다네
인생 험로에 슬픈 별어別語는 사치라네
하룻밤 지나면 십년이 흐르고
무정 세월 아득하면 사람도 변하거늘
요즘 세상에 진정한 별리別離가 있으리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인간 호시절
눈물로 한 세월 다 보내고
탄식으로 청춘과 멀어지다보니
뉘 집에 꽃이 피었는지 미처 알지 못했네
- 창작일 : 2014.1.26. 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