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 嘆
- 여강 최재효
동풍凍風이 잠을 깨워 일어나 앉으니
세상은 죽은 듯 고요하다
촛불 켜놓아 작은 불씨를 대하고
합장한 채 삼천대천三千大天 응시하네
눈 뜨면 머리 위로 은하수 흐르고
눈 감으면 뇌리腦裏에 폭풍우 이는데
안타까워라, 찰나의 일생
봄꽃 피고 짐은 한번 뿐이런가
석인昔人에게 황금 쥐어 주니
사철 동방洞房에 화기和氣 충만하였고
별인別人되기 전 풍류로 다독이자
등 뒤에서 비수匕首를 겨누었지
북풍에 은하수도 꽁꽁 얼어붙어
창가 동목冬木은 춘몽을 꾸고 있는데
춘삼월 훈풍薰風 불면
나뭇가지 설화雪花 지고 봄꽃 피겠지
- 창작일 : 2012.10.07. 23:00
[주] 自嘆(스스로 자, 탄식할 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