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 家
- 여강 최재효
설풍雪風 휘몰아치는 언덕에
황색 벽돌집 한 채 외로운데
설도雪途 위에 발자국 없으니
저집 주인 두문불출杜門不出 하겠네
창가에 새벽 달빛 한 섬 쌓였는데
한인閒人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춘화春花 나올 때 까지
월광月光이 삼천 섬은 족히 쌓일 테지
어쩌다 하얀 연기 머리 풀어
차가운 은하수 강가로 오르는 것을 보니
집안에 거사居士 계신듯 한데
창문은 백 년 전부터 닫혀 있는 듯 하네
난로 위에 탁주 한 잔 익으면
주선酒仙이 되어 있을 테고
반쯤 취해서 서가書架에 묻혀 있으면
광인狂人되어 정인情人과 몽중夢中에 있으리
[주] 雪家(눈 설, 집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