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세월
- 여강 최재효
뒤돌아보니 하얀 발자국 보다
열배나 많은 검은 발자국이 선명하네
내 본질은 가볍고 명백明白했는데
무슨 연유로 이리되었는지
반 백년의 뒤안길에서 다시 뒤돌아 볼 때
어떤 발자국도 없었으면 좋겠네
내 일상은 매순간에 감사하고
무미無味하면 그 뿐
가만히 눈감으면 꿈인 듯도 하고
죽음의 터널을 지나온 듯도 하여
소년의 애가哀歌가 너무도 짙게 배어
잔명殘命은 흔적을 지우는데 쓰려하네
언젠가 일월日月이 내편이 되었을 때
두 손을 모으고 경배敬拜하면서
잃어버린 내 잔인한 역사歷史를 뒤집어
배어있는 눈물을 모두 비우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