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 여강 최재효
어머니와 한방에서 잠을 청했다
미수米壽의 어머니는 밤새 뒤척이신다
객지 아들은 송구한 마음에 깊이 잠든 척
모로 누워 억지로 눈을 감는다
고르지 못한 어머니의 둔탁한 숨소리
일정한 벽시계 초침 소리
얼마가 흘렀는지 창밖이 환하다
어머니 잠자리는 텅 비어 있다
살며시 장지문을 열어본다
마당 한가운데 달빛에 젖은 망부석 하나
갑자기 콧날이 시큰거린다
아들은 살며시 누워 또 잠든 척 한다
백설을 잔뜩 맞고 방에 드신 어머니
당신보다 훨씬 젊은 낭군님 사진을 내려
마른 수건으로 닦고 또 닦는다
아버지는 아침부터 불콰하실 테지
- 창작일 : 2012.9.30. 05:00
추석날 새벽 경기도 여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