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夜 3
- 여강 최재효
아, 전생轉生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밤마다 목을 길게 빼고
한세월 장승 처럼 서서
밤하늘 별무리를 바라봐야 하는가
어쩌다 발길 끊긴 들길을 달리고
달 발자국 선명한 물길을 걸어
난폭한 얼굴로 원인 모를 신열身熱에
스스로 내 몸을 불태우기도 하지
해의 기운을 받아 전사戰士가 되고
달빛 아래 문사文士가 되어도 보지만
여전히 그 무엇도 시원하게
나의 백년 갈증을 풀어주지 못하네
이 밤에 푸른 하늘길 놓아 휘파람 불며
천마天馬의 뿔에 불을 붙이고
은하수 깊이 달려가 보면
혹여, 그곳에 몽중인夢中人 계실지
[주] 夜 - 밤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