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정登頂
- 백제금동대향로를 대하며 -
- 여강 최재효
아아, 천지신명이 빚은 음양의 조화이고
눈앞에 몽유도원夢遊桃園이로다
감히 세치 혀가 닿을 수 없는 백제의 고갱이며
불선彿仙의 지극한 행복이 분명하다
여의주를 품은 채 하늘을 응시하고 있는
봉황의 시선은 은하수 넘어
광대무변 우주로 이어졌고
연화蓮花 위 빼어난 산악山岳은
선인仙人과 기화요초로 가득하여
인간 세상 저 멀리에 있는데
황룡黃龍은 비파 연주에 맞춰 승천을 하고
다른 장생長生들 피리 소리에 춤을 추네
일천 사백년 잠은 수유須臾에 불과하나니
백제여, 분연히 일어서서 이후
일만 년 동안 세상에 그대 혼을 깊이 심어
못 다한 노래를 전파하면서
천만세 지극한 복락福樂으로 피어나야 하느니
백제여, 이제 그대
무겁고 어두운 긴 잠에서 깨어난 까닭은
저 호로胡虜를 단숨에 눌러 잠재우고
남쪽 열도列島의 마각馬脚을 불살라
백의白衣가 만방萬邦의 중심임을
굳건히 해야 하는 중임重任이 있기 때문이다
하늘은 천손天孫을 알아보는 법이거늘
천조天鳥의 날개 짓에
황룡의 등에 앉아 연등蓮燈을 밝히고
구만리 창전蒼天을 향해 솟아올라야 하리
- 창작일 : 2012.2.23.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