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몽寒夢
- 여강 최재효
잠자리 추워 자리에서 일어나니
천 길 무덤 속 같아라
창 밖에 희미한 야산, 나무들 바람에 울고
타관 땅 나그네 한숨 짓네
무쇠 가슴 지닌 자 아니면
애시당초 인연을 맺지 말아야 하고
질투嫉妬가 없는 자라야
잠자리 편할 수 있으리니
남들은 눈이 멀었다고 비웃는다 하여도
한 조각 붉은 마음은
천지개벽이 무수히 반복되어도
전혀 부끄러울 게 없어라
그 옛날, 비바람 아무리 거칠어도
직녀織女는 등을 보인 적이 없었다는데
날 밝으면 매화 몽우리 살짝 보이거늘
누가 있어 상춘賞春을 함께 할거나
- 창작일 : 2012.2.21. 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