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행 . 2
- 북한산을 오르다 -
- 여강 최재효
한 평생이라는 시한부 삶
하늘 아래 보잘 것 없는 뫼라는 것을
알았으므로 자주 확인해야 했다
그때마다 천길 쯤 웃자란 키를 잘라냈다
비도 내리지 않았는데 우후죽순이라
누구의 거만한 사주使嗾가 있었기에
이리도 하늘 무서운 줄 몰랐나
산에 올랐을 때 키는 또 웃자라 있었다
성장판이 닫힌 지 이미 오래건만
이 무슨 발칙한 반항이란 말인가
폭식을 피하고 싶었고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를 경멸하였다
거대한 산이 되고자 산을 타는 사람들
정도正道를 걷고자 산을 찾는 사람들
어느 새 사람을 닮아가는 산봉우리들
스스로를 죽이고자 산에 오르는 사내
미소 짓는 의상봉 아래 합장환희여래불
- 창작일 : 2011.9.4. 13:00
[주] 합장환희여래불 - 2000년 북한산 의상봉 아래 국녕사에
조성된 25m높이 청동좌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