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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나비(4)

* 창작공간/단편 - 하얀나비

by 여강 최재효 2010. 11. 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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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나비(4)

 

 

 

 

          
                                                                                                                                                                                 - 여강 최재효

 


                                                4


 

 “뭐라고? 이혼해달라고? 당신 지금 제 정신이야?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왜 이혼을 해달라는 거야?”


 “난, 더 늦기전에 내 꿈을 찾아갈거에요. 더 늦으면 난 이대로 나방이 되고

말거에요. 이혼해 주세요. 이 감옥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요.”


 “여보, 정신차려. 나방은 무슨 나방? 당신 나비야. 예쁜 나비. 그리고 감옥

이라니? 이 집이 감옥이야?”

 

 한달 만에 집에 올라온 남편 태성에게 연지는 이혼을 요구하고 나섰다. 연지

의 이혼요구는 태성에게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직장에서 누명을 쓰고 감

옥 생활하는 기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조해 온 아내였다. 수형(受刑) 생활

로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해 방황할 때 올바른 길로 가도록 잡아주던 아내였

다. 태성은 아내 연지의 말에 반신반의 하면서 직장생활과 자신과의 원만

지 못한 관계에서 오는 일시적인 불만 현상이라고 치부하려했다.

 

 그러나 연지의 진지한 태도에서 태성은 사태의 심각성을 간파하였다. 말로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태성은 연지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아내의 이혼 요구에 태성의 머리속은 텅비어

사방이 하얗게 보일 정도였다. 무슨 말을 어디서 부터 꺼내야 할지 난감했다.

그러나 무슨 말이라도 꺼내서 아내를 설득해야 했다. 다급해진 태성은 눈빛이

늘한 연지의 손을 잡고 애걸하다 시피하였다.


 “여보, 우리 속내에 있는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고 이야기 해보자고. 내가

당신한테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이혼을 하자고 하니 내가

어안이 벙벙하오.”

 태성의 눈은 정말로 지난 세월 아내에게 잘못한 것들에 대하여 진심으로 후

회하며 용서를 비는 자세였다. 연지에게 무릎을 꿇고 빌어보기도 하였지만 연

지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냥 당신이 싫어졌어요. 내가 하고 싶어 하는대로 놔주세요. 제발요. 

지난 15년간 당신이 나에게 마음 고생을 시켰으니 이쯤에서 나에게 속죄

하는 깨끗하게 정리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연지는 태성을 바라보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 연지의 말에 태성은 더 이상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당신, 그게 이유야? 단지 내가 싫어져서 이혼하겠다는거야? 정말로 그런

거야? 그게 정말로 이혼하자고 하는 이유냐고?”


 “네에.” 연지의 목소리는 조용하면서도 비장했다.

 “그럼, 당신 몸에서 나온 저 아이들은 어찌하고?”


 “그 아이들은 제가 건사할 거에요. 그 점은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들도 나와

당신이 이혼하게 되면 당신보다 내가 건사해 주기를 바랄거에요.”

 

 연지는 이미 태성이 늘 보아왔던 아내가 아니었다. 사람이 변해 있었다. 싸늘

한 시선과 태성이 무엇을 물어도 건성으로 대답하는 태도에서 태성은 연지

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게 틀림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자신이 지방에 내려

가 있는 동안 도대체 아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전혀 알 수 없어 답답하

기만 했다.


 “여보, 진심으로 말해봐. 만약 당신의 말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내가 깨끗

하게 물러나지. 그러나 정당하지 못하다면 난 당신을 놓아줄 수 없어.”

 “이유요? 그 이유는 당신이 더 잘 알텐데요?”


 “당신, 남자 생겼어? 내가 지방에 내려가 있는 동안 애인이 생긴 모양이군.

그런거야? 남자가 생긴 거 맞아?” 태성은 잘 피우지 않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당신, 천리안을 가졌군요. 지방에 있으면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훤히 꿰뚫

어보고 계시니.”


 “그렇군. 당신에게 남자가 생긴게 맞는 모양이군. 그렇다면 그 남자가 나보

다 모든면에서 한수 위겠군. 보고싶군. 당신의 새 남자를 말이야.” 

 태성의 입에서 나온 하연 연기가 상들리에를 향해 퍼져 나갔다. 한숨만 푹푹

쉬던 태성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눈동자에서 살기가 비쳤다.


 “함부로 속단하지 마세요. 다른말 필요없고 무조건 이혼만 해주세요. 사람

이 싫어지면 못사는 법이에요. 당신같으면 싫은 사람하고 단 하루라도 살고

싶겠어요? 당신 말대로 나에게 남자가 생겼어요. 그러나 그 남자하고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지난 십오년간 잃어버린 나의 인생을 그 남자가 돌려 줄 수 있

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당신하고 이혼하려고 하는 거 에요. 내일 합의 이혼서

를 작성해서 가지고 올테니 도장만 찍어주세요.”

 연지의 냉냉한 반응에 태성은 충격을 받았다.

 

 ‘아, 이 여자가 내가 지방에 내려가 있는 사이에 외간남자와 눈이 맞았구

나. 어떻게 여자가 이렇게 쌀쌀하게 변할 수 있단말인가? 이 여자가 진정 내

아내가 맞는단 말인가? 내가 서울역에서 노숙자로 있을 때 찾아와 나를 위로

해주고 나를 보듬어 주던 내 아내란 말인가? 아아, 이건 악몽이야.’

 

 태성은 악몽에서 깨어나기 위하여 빨리 집에서 나가고 싶었다. 연지에게 어디

간다는 말도 없이 태성은 집을 나가 버렸다. 밤 12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었다.

전에도 태성은 연지와 부부 싸움을 하거나 답답한 일이 있으면 무작정 밖에

나가 인사불성이 될때 까지 술을 마시곤 했다. 집에 들어오면 연지에게 주정

을 하기도 하였으나 심하게 굴지는 않았다.


 연지는 장식장에서 발렌타인 21년산을 꺼냈다. 언더락스 잔에 얼음을 채우

고 위스키를 따랐다. 짙은 호박색 액체가 불빛에 반짝거리며 잔을 반쯤 채웠

다. 콜라로 8부쯤 채우고 두 세번 흔든 뒤 한번에 마셔버렸다. ‘훅-’하고 속

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았다. 불은 또 다른 불을 불렀다. 연지는 연달아 넉잔의

위스키콕(Whisky Cock)을 제조하여 입안으로 털어 넣다 시피하였다.

 

 그래도 속에 난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이번에는 위스키

를 스트레이트로 급하게 삼켰다. 몇잔이 넘어가자 그제서야 속에난 불이

어느 정도 꺼진듯 잠잠해지는 느낌이었다. 정신이 몽롱해진 연지는 태주와

만났던 그날 일들을 회상해 보았다. 벌써 보름이 지난 일이 었지만 연지는

그 날밤을 생각하면 온몸에 전율이 일 정도였다.


 연지와 태주를 태운 택시는 강변북로를 따라 달리다 마포대교를 건너

인천방향으로 향했다. 태주는 운전기사에게 기사가 가고 싶은 곳 아무데나

가라고 하였다. 기사는 새벽에 만난 기혼남녀의 목적은 뻔하다고 판단하고

남산주변 호화스러운 호텔로 갔지만 연지가 운전기사에게 거칠게 항의하

자 택시는 갈피를 못잡고 있다가 태주의 지시에 따라 인천으로 향했다.

 

 택시 뒷좌석에 앉아 있었지만 서먹한 감정은 두사람 사이를 무겁게 하였다. 
택시 기사는 별 사람들을 다보겠다는 표정이었다. 택시 기사는 차를 인천

월미도로 몰았다. 새벽의 월미도는 더운 날씨에 집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인근 주민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돗자리를 가지고 나와 월미도 광장 주변

곳곳에 누워 잠을 자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술 파티를 벌리기도 했다. 

 

 태주는 연지의 손을 잡고 월미도 바다가를 걸었다. 연지의 한쪽 팔이 자연

스럽게 태주 팔을 감았다. 중년 남녀의 체온은 젊은 사람보다 훨씬 뜨거웠다.

팔짱을 끼고 천천 걸으며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고 새벽까지 영업을 하고 있

는 주변 상가를 두리번 거리며 유리창문을 통해 비치는 사람들을 유심히

쳐다보기도 하였다. 바닷바람이 간간이 두 사람 사이를 파고 들며 열기를

식히려고 했지만 두 사람의 열기는 점점 더 고조되어 갔다.


 “태주씨, 우리 저기갈래요?”

 연지가 가리킨 곳은 커다란 배모양으로 꾸며진 고급스러워보이는 카페였

다.


 “그럴까? 그런데, 너무 늦지않았어? 아저씨가 뭐라고 하면 어떻게 하려고?

연지가 아저씨에게 혼나는 걸 나는 원치않아. 그냥 바람만 쐬고 서울로 올라

가자고.”

 태주는 불안했다. 연지가 남편에게 혼이 나거나 의심을 받게 되면 그 책임은

자신이 져야하기 때문이었다.

 

 “태주씨, 우리 같이 있을 때 우리 이야기만해요.” 

 “......”


 연지는 태주의 손을 잡고 카페로 들어갔다. 늦은 새벽에도 불구하고

카페 안은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들이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태주는  얼른

웨이츄레스에게 칵테일 화이트레이디와 맨하탄을 주문하였다. 

 

 "태주씨, 아까 나이트클럽에서 한 말 진담이에요? 나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는 그 말 말이에요. 태주씨와 차를 타고 오면서 내내 그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십오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태주씨 말이

마치 나를 놀리기 위해 함부로 내뱉는 말처럼 들렸어요. 지금도 나를

놀리기 위하여 한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연지는 자리에 앉자마자 태주에게 진진한 태도로 말했다.

 

 "남자가 한입으로 두 말을 한다면 불알을 떼어내야지. 이 순간에도 나는

연지를 나보다 더 사랑하고 있어. 진담이야. 오늘 반창회에 오면서 어쩌면

연지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어. 그런데 그 기대가 정

말로 이루어 진거야. 나는 연지와 시선이 마주치면서 잠시지만 벅찬 감정

을 주체할 수 없었어."

 태주는 물 한 컵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지금 그 말 믿어도 되는거죠? 술 마셨다고 하는 말 아니죠?"

 "연지야, 내 눈을 쳐다봐. 나이트클럽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연지가 다

니는 회사를 몇번이나 찾아 갔었는지 모를 정도야. 내가 연지를 사랑하

는 마음이 없었다면 무엇하러 갔겠어. 지금 연지가 죽으라면 이 자리에

죽을 수 있어."

 태주는 다시 물 한컵을 입에 가져갔다.

 

 "그만, 그만하세요. 그럼, 태주씨를 믿고 사는 태주씨 아내와 아이들은 어

떻게하고요?"

 "난, 난 이미 그 여자를 내 아내라고 생각하지 않아. 사실 현재 이혼 수속

중이야. 그 여자와는 곧 남남이 될거라고."


"이혼 소속중이라뇨?"

 태주는 맨하탄을 반쯤 마셔고 아내와의 관계에 대하털어 놓았다. 진지하

고 조용하면서 무거운 느낌으로 연지의 가슴에 태주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박

히고 있었다.

 

 "연지를 만나는 순간 난 운명이라고 생각했어. 연지와 나는 비록 십오년

이란 세월의 공백이 있었지만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숙명적인 그 무엇

인가가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직감했어. 연지야, 이런 말하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 연지와 결혼하고 싶어. 물론 연지도 남

편이 있고 가정이 있겠지. 하지만 나는 지난 십오년 동안 자책하면서 괴로

운 나날을 살아왔어. 지금이라도 연지가 좋다면 다시 시작하고 싶어."

 

 '결혼? 나와 결혼을 ? 태주씨가 술 몇잔 마시더니 어디가 잘못된 거 아닌

? 유부녀하고 결혼하고 싶다니?'

 연지의 손이 떨리면서 화이트 레이디가 출렁거렸다. 연지는 콩닥거리는 가

슴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잠시 눈을 감았다.

 

 "연지야, 내가 너무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나 보구나? 그렇지?"

 "......"

 연지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창 밖을 내다 보았다.

 

 "연지야, 나는 나이트클럽에서 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 다시는 연지

를 남에게 빼앗기지 않겠다고 말이야."

 

 태주는 잠자듯 가만히 앉아 있는 연지에게 자신의 속내를 모두 보여주고 있었

다. 하지만 연지는 '결혼'이란말에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온몸에서 힘이 모두 빠

져나가는 이상한 증세를 경험하였다. 태주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떻게 유부녀인 자신에게 결혼하자는 말을 할 수 있는지, 태주가 자신

음욕을 해소 시키기 위하여 얼굴이 좀 반반한 여인들에게 상습적으로 사용

하는 파렴치한 엽색행각의 수법이 아닌가 의구심이 일기도 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충격이 오면서도 '결혼'이란 말에 연지의 가슴은 콩닥거렸다.

연지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떠올렸다. 기억할 만한 아름다운 추억이

로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 나도 태주씨 처럼 자주 남편과 이혼을 꿈꾸어 왔지. 그러나 감히 가정

이란 테두리를 깨고 나오겠다는 진지한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 그런데 태주

씨를 만나지 하루만에 내 가슴속 깊이 잠자고 있던 미지에 대한 동경이 눈을

뜨기 시작했어. 이상하게도 반창회를 기다리면서 태주라는 오래 전에 내 뇌

리에서 삭제한 남자가 자꾸 그리워 지기 시작했어.

 

 만일 어제 이 남자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너무 실망한 나머지 울

어버렸을지도 몰라. 이참에 이 남자에게 다시 시집을 간다? 아아, 그러나

나는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한 남자의 아내 아닌가? 그런 내가 어떻게

다시 면사포를 쓸 수 있단 말인가? 안돼, 안 되는 일이야. 못 들은 것으로

해야 해.' 연지는 살며시 눈을 뜨고 냉수 한잔을 마셨다.

 

 "태주씨, 나 머리 아파요. 잠시 생각할 시간을 줘요."

 "그래, 그렇게 해. 우리 건배하자. 오늘 우리 건배를 했던가?"


 연지와 태주는 다시 한잔씩 더 칵테일을 주문하였다. 창밖에 가로등과 먼

바다가 희뿌연 여명에 점차 지배되가면서 카페 안 손님들도 하나 둘 빠져나

다. 연지는 칵테일이 밍밍하다며 위스키를 주문하였다. 순식간에 조니워커

블랙 한병이 비워졌다. 연지는 마치 술과 전쟁을 하고 있는 사람같았다.

 

 조니워커 한병이 더 주문되고 곧 바닥이 드러날 때 날이 훤히 밝아오

기 시작하면서 바다 저멀리서 날아오는 갈매기 한쌍이 연지의 시야에 들어

왔다. 갈매기 한쌍을 한참동안 응시하던 연지는 태주에게 나가자고 하였다.

사람이 동시에 테이블에서 일어나서 나가려고 할때 연지가 그만 주저

앉고 말았다.

 

 당황한 태주는 연지를 부축하고 간신히 카페를 빠져 나왔다. 이른 아침이

지만 어제 부터 한잠도 못 잔 두사람에게는 오늘 아침이 어제의 연속처럼

느껴졌다. 바닷가에 해무가 일더니 삽시간에 세상이 솜사탕 안에 들어있

는 것 처럼 되었다. 연지는 흐느적거리며 간신히 태주의 팔에 의지하고

있었다.

 

 "택시, 서울로 갑시다."

 태주가 택시를 잡아 기사에게 주문하였다.

 "아니에요. 기사님, 여기서 가장 가까운 호텔로 가주세요."

 연지의 말에 태는 깜짝놀랐다.


 "연지야, 집에 가야지."

  "태주씨, 나는 집이 없어요."

 "무슨 소리야 그게? 집이 없다니?"

 태주는 연지의 입에서 호텔이라말과 집이 없다는 말에 크게 당황했다. 

 

 "정말이에요. 나 한몸 편하게 쉴 집이 이 세상에 없다구요. 그러니 이대

로 호텔로 가주세요. 가서 한 일주일 푹 잠을 자고 싶어요. 태주씨가 곁에

있으면 더 좋고요. 싫으면 나만 호텔에 데려다 주고 집에 가세요. 정말이

에요. 나는 집이 없어요."

 연지의 요구대로 택시는 가까운 호텔로 향했다.

 

 '그 날은 내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 날이었어. 내가 꿈꾸던 이상향을

나는 분명히 보았어. 그리고 맛을 보면 안돼는, 하늘 나라에서만 볼 수 있

는 천도 복숭아를 따먹었어. 그 복숭아를 따 먹은 이상 이제 나는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어. 더 늦기전에 어서 이 소굴에서 벗어 나야해. 나는 꿀

을 찾아다니는 나비야. 나방이 아닌 예쁜 나비라고. 그런데 이 남자는 새벽

네시가 다 되었는데 집에 안 들어 올건가?'  


 발렌타인 21년 산이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었고 양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연지의 눈가는 뜨거운 물기로 젖어 있었다. 연지는 법률사무소에서 작성한

합의이혼장을 읽고 또 읽어보며 혹시라도 잘못된 문구가 있는지 검토해 보

았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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