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 母
- 여강 최재효
삼겹살 대신
내 살점을 굽고 말았다
종일 하얀 침상에 누워
하얀 천정만 멀거니 바라본다
'얘야, 이 상처는 뭐냐?'
군 의무대에서 한달간 누워있다
특별 위로 휴가나온 막내를
등목 시키던 어머니는
아들 등에 난 상처를 보고 멈칫했다
아들은 대수롭지 않은 듯
거짓말로 얼버무렸지만
어머니는 소리없이 흐느꼈고
나는 엎드린 채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십 년이 지난 오늘
철부지 아들은
또 고향의 노모(老母)를 속였다
아침부터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다
이내 체념하고
멍하니 남녘 하늘만 바라본다
2007. 1. 27.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