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 여강 최재효
그 때나
지금이나
늘 그 자리 맴도는 고추잠자리
소쩍새 우는, 진달래 홀로 지는 밤이나
아무리 잠을 청해도
정신 맑은 새벽
살며시 찾아와 문 두드리는
내 젊은 시절 순애보 같은 달빛
곁에, 가슴 뜨거운 사람 있다 하지만
언제나 허기진 낯설음
또 휑한 서러움
돌아오지 않을 주인 기다리는
차가운 빈 술잔 하나 늘 그 자리
눈감으면
하늘 짙고
달은 심연에서 떠오르는데
그는 언제나 저 편에 있는 이방인
물기 많은 진자리
내일도 마르지 않으리
비록 나, 그 강을 건넌다 하여도 역시…….
2006. 12. 21.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