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원
- 여강 최재효
어쩌다 망각으로 가는
막차에 몸을 실었거나
자칫 탈 뻔 했던 발걸음들이
25시간 분주하다
길섶 돌멩이처럼
그 흔하디 흔했던 시간동안
어디서
어떻게 방황하다가
돌아 온 탕자처럼
검은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하얀 시트에 가랑잎 같은 몸을 누이고
종착역을 거부하는
저 몸짓
저 회한
음습한 한 귀퉁이에
하얀꽃이 되어 떨어지는
고된 여정의 어느 이름 모를 이력(履歷)
죽음의 속도로 질주하던 눈들이
신기루를 쫓던 발들이
잠시 숙연해지는 경계의 순간
파란 울음소리에 그만
모든일 일상으로 망각해 버리는 걸음
걸음들
2007. 1. 27.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