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바위(2)
- 여강 최재효
어느 은하에서 왔을까
어떤 어미 자궁에서 나왔을까
분명, 하룻밤 동해용왕 조화는 아닐 터
아직도 다 자라지 못한 태아가 있다
산새들 노래에 춤추며
쉬어가는 구름에 흔쾌히 양팔을 내주고
달빛에 미소 짓는
여리디 여린
억겁을 통한 産苦로
형상조차 일그러진 애처로움
그 어떤 싸구려 傳說도 부인하여라
억측은 도리어 번뇌만 더할 뿐
가벼운 시간은
너에게 돌아가 무덤이 될지니
태양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말지어다
너의 불끈 솟은 힘줄에
산 아래 형제들은
수 천년동안
한번도 이름을 바꾸지 않았느니
네가 은하에서 건너 왔건
혹, 大母의 몸에서 나왔건
용왕의 조화였건
상관하지 않으리
다만, 단단해져 가는
네 몸에서 백두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음에
반도의 형제들은 安堵하느니
2006. 9. 28. 11:50
- 설악산 鬱山바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