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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비(3)

* 창작공간/단편 - 천년 비

by 여강 최재효 2006. 9. 2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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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 비(3)

                                                                                                                                                                                                                                                              

 

 

 

                                                                                                                                                - 여강 최재효 

 

 

 


  정강왕이 여동생 만(曼)을 후사로 삼은 것은 신라 하대(下代)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붕괴의 조짐이 나타 난 신라를 구해보기 위한

일종의 배수진이었다. 7세기 초 이미 선덕, 진덕여왕이 위기의 신

라를 구해내고 삼국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것과 같은 역할을 여동생

만에게 기대했던 것이다. 만이 즉위 할 당시 신라는 붕괴의 길을

걷고 있었다. 진골 귀족들 사이에 권력투쟁과 반란이 잇따랐다.


  역으로 살펴보면 정강왕 2년에 이찬 김요가 반란을 일으켰으며, 49대

헌강왕 5년에 일길찬 신홍(信弘)이, 48대 경문왕 14년에 이찬 근종(近

宗), 경문왕 6년에 이찬 윤흥(允興) 등이 반란을 일으켰다. 불과 20년 사

이에 4번의 반란이 일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강왕은 여동생에게 보

위를 물려줌으로서 위기를 극복하여 제2의 도약을 희망하였다.


  여왕은 오빠, 정강왕의 믿음에 보답하듯 즉위하자마자 죄수를 대사

면 조치를 취하고 모든 주군(州郡)의 조세를 1년간 면제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여왕은 백성들의 고통을 가슴 아파하는 애민군주(愛民

君主)였다. 그러나 여왕 만(曼)에게는 자신의 이상향을 뒷받침 해 줄

만한 인재들이 없었다. 선대의 선덕·진덕여왕을 보필했던 김춘추와

김유신같은 인걸(人傑)이 여왕 주변에 없었다. 각지에서 민란이 일어

났지만 이를 토벌하러 간 관군(官軍)이 도리어 반군에게 제압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란의 계기가 ‘국내 여러 주군에서 납세를 하지 않아 창고가 비고

국가재정이 결핍되어 국왕이 사신을 파견해 납세를 독촉한 것’ 때문

이라는 ‘삼국사기’ 기록은 이 무렵 신라의 국가 운영체계가 붕괴했음

을 시사하고 있다. 여왕의 숙부인 막강한 권력자 위홍은 일급 참모였

지만 이런 위기상황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황룡사 9층 목탑을 중수하고 대구화상(大矩和尙)과 향가집 ‘삼

대목’(三代目)을 편찬한 데서 알 수 있듯 정서적이며 감성적 인물이지

위기관리에 적합한 인물은 아니었다.


  여왕 즉위 초부터 꿈꾸던 계획이 제대로 실행 된 것이 없었다. 웬만한

결정은 정부(情夫)이며 숙부인 각간(角干), 김 위홍에게 맡기다 시피 했

다. 즉위 첫 해에 백성들에게 세금을 면제해 준 것이 오히려 국가 재정을

텅 비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국가에서는 백성들에게 조세를 걷지

말라고 하였으나 지방 호족들은 조정의 명을 듣지 않고 배성들에게 혈

세를 거두어 들여 자신들의 사복(私腹)을 채우는데 급급했다. 

 

  여왕 즉위 초부터 꿈꾸던 계획이 제대로 실행 된 것이 없었다. 웬만

한 결정은 정부(情夫)이며 숙부인 각간(角干), 김 위홍에게 맡기다 시피

했다. 어느 늦은 봄 여왕이 오수(午睡)를 즐기고 있는데 위홍이 들어왔

다.

  “폐하, 밖에 날씨가 참으로 좋습니다. 오늘은 소신이 폐하를 월지(月池)

로 모실까 합니다. 마침 대구화상도 등청해 있사옵니다. 쿨럭, 쿨럭......”

  "숙부, 어디 편찮으세요? 얼굴이 안 되었어요?"


  "아닙니다. 폐하. 몸살이 난듯 합니다."

  각간은 몹씨 심하게 기침을 하면서도 대수롭지 않은 듯 애써 평소의 모

을 유지하려 했다.


  “아, 그래요? 마침 잘 되었어요. 심심하던 차였는데. 그리고 건강도 신경

쓰세요.”
  “폐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소신을 경(卿)이라 칭해 주소서.”


  잠자리에서는 어떤 호칭도 좋았지만 만조백관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여왕

이 신하에게 사사로운 호칭을 쓴다는 것은 여왕의 체통에 흠이 되기 충분했

다. 여왕에 의해 상대등에서 각간으로 승진한 김 위홍은 거의 여왕의 처소에

서 정무(政務)를 보았다. 그러나 여왕과 각간의 정적(政敵)들은 이를 못 마

땅해했다.


  “각간, 오늘은 성대하게 연회를 베풀고 싶어요. 등극한 이후 백관들에게

이렇다 할 위무연(慰撫宴) 한번 베풀지 못했어요. 각간께서 고급스럽게 주

연을 준비를 해주세요.”
  “폐하의 뜻을 받들어 소신이 주연을 총괄해서 준비시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각간.”
  추상같은 각간의 명에 따라 동궁 주변에 있는 월지에 성대한 주연이 마련

되었다. 왕실 및 진골등 귀족과 각부 장관을 비롯한 6두품의 관리들까지 초

대되었다. 악공들이 당악(唐樂)을 연주하며 여왕과 각간이 납시기만을 기다

렸다.



  월지에는 오리, 원앙, 거위와 물새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가운데 있는

세 개의 섬에는 사슴과 노루가 풀을 뜯고 있었다. 연못 속까지 가지가 내

려앉은 수양버들이 약한 바람에도 한들거리며 연못의 정취를 더했다.


 연못가에 기화요초(琪花瑤草)들이 빙 둘러 피어있어 마치 꿈속에 나오

는 장면 같았다. 헌강왕과 정강왕은 자주 월지에서 잔치를 베풀어 신하들

이 노고를 치하하거나 귀족들의 불만을 누그러트리기도 했지만 심적 여유

가 없었던 여왕 만(曼)은 그동안 한번도 잔치를 베풀지 못했다.


  여왕과 각간 위홍이 탄 금마차가 월지에 도착하자 만조백관들이 일제히

엎드려 여왕의 행차를 맞이했다. 여왕의 행차에는 공식적인 호위장군이 아

닌 여왕의 막내아들인 양패가 갑사(甲士)들을 이끌고 당당하게 경계를 하

였다. 


  “폐하, 어서 납시소서.”
  “각간 어른을 뵈옵니다.”
  시중과 각부장관들이 화려하게 치장하고 나온 여왕의 부부를 맞이하여

월지의 누각으로 모셨다.


  “폐하, 어서 오르시지요.”
  “각간께서도 함께 오르세요”

 

  전면은 3단의 산(山)자 입식(立式), 좌우는 나비 모양의 장식, 뒤면은

사슴뿔 모양의 장식에 수백개의 비취와 곡옥(曲玉)이 금실에 매달려 있는 

금관을 쓰고 곤색 비단의로 만들어진 도포 속에 무지개 색갈로 마감한

치마가 살짝 드러난 여왕의 모습은 방금 하강한 천녀(天女)의 자태와 같

았다. 여왕이 고개를 좌우로움직일 때마다 햇볕에 반사 된  금관에서 눈

부신 빛과 함께 맑고 영롱한 소리가 들렸다. 도포의 깃과 도련 그리고 수

구에는 화려한 꽃 문양이 그려져 있어 여왕의 화려함을 배가 시켰다.   

 

  여왕에 화려한 모습에 걸맞게 각간 위홍 역시 금관을 쓰고 검정색

비단 도포에 중간에 붉은 색과 파란색 실로 파상무늬가 수놓아진 도

포를 입고 잔잔한 미소를 띤 모습은 좌중을 압도하고 남을 지경이었

다. 참으로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각간의 손을 잡고 누대로 오르는

두 사람의 모습에 대소신료들은 침을 꼴깍 삼켰다. 


  여왕이 각간과 함께 누각위로 오르자 악공들이 예상우의곡(霓裳羽

衣曲)을 연주하였고 악사가 음률에 맞춰 노래하자 하얀 사(紗)로 반라

(半裸)의 아름다운 무희(舞姬)들이 춤을 추었다. 음악소리가 하늘로 울

려 퍼지자 월지 위를 지나 던 이름모를 새들 조차도 월지에 내려앉아

연못 위를 유유히 헤엄치며 누각 근처로 모여들었다.


  “각간, 저 음악은 무엇인데 여인네 마음을 이리 사무치게  한단 말

이오?”
  “폐하, 저 음악은 당나라 현종이 서역(西域) 음악을 편곡해서 만든 예

상우의곡이라고 하는데 양귀비가 곡에 맞춰 춤을 잘 추었다고 합니다.

악사가 곡에 맞춰 부르는 노래는 백거이가 현종과 양귀비의 비련을 읊은

장한가(長恨歌)라 하는 곡입니다.”


  “장한가?”
  “네, 폐하. 안록산의 난으로 현종이 양귀비를 잃고 비통해 하는 내용입

니다.”
  “아하, 그 슬픈 이야기를 짐도 어릴 때 들은 기억이 나요.”


  不重生男重生女(부중생남중생녀)  아들보다 딸 낳기를 중하게 여기게 되었네.
   驪宮高處入靑雲(여궁고처입청운)  여산의 화청궁은 구름타고 솟았고
   仙樂風飄處處聞(선악풍표처처문)  선계의 음악이 바람에 실려와 곳곳에서 들렸네.
   緩歌慢舞凝絲竹(완가만무응사죽)  느린 가락 노래 고요한 춤이 음악과 어우러지니…….

 

  음악이 잠시 멈추자 여왕이 일어나 백관들에게 여왕의 듯을 알렸다.

  “경들은 들으오. 짐이 보위에 오른 지 일년이 다 되도록 경들을 위한 위

무연을 베풀지 못하였소이다. 내 오늘은 경들과 술잔을 나누면서 그간의

노고를 치하 하고자 합니다. 짐의 안전이라고 너무 어려워하지 마시고 허

심탄회하게 말씀하시고 대취할 때 까지 즐겁게 마시도록 하세요.”


  “성은이 만극하옵니다.”
  여왕의 자리에 앉자 각간 위홍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폐하, 소신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쿨럭-.”


  "네에, 각간 그리하세요."
  각간 위홍이 일어서자 연회장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대소신료들께서 잘 아시다 시피 폐하께서 즉위하시자 곧 바로 전국적

으로 죄인들을 방면하는 사면령을 내리셨습니다. 또한 일년간 각종 조세

로부터 백성들을 편안케 하시라는 명을 내리셨습니다. 이 같은 조처는 선

대 그 어느 임금들께서도 감히 하시지 못한 위민(爲民) 정책이셨습니다.

이 사람, 각간 김 위홍은 죽는 날까지 이 나라와 여왕폐하를


 위하여 멸사봉공(滅私奉公) 할 것이며 성심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에 국

정(國政)을 뒤 흔들려고 하는 징조를 바로 잡은 일도 있었습니다만 앞으

로 폐하의 성심을 흐리는 그 어떤 조짐에 대하여는 엄하게 법으로 다스릴

것입니다. 그대들도 성심을 다하여 폐하를 보필하여 우리 신라가 제2의

중흥을 맞이하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수많은 대소신료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각간의 눈치를 살폈다.

위홍의 말이 끝나자 시중 준흥이 일어났다.


  “이번에는 소신이 여왕폐하와 각간 어른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뜻에서

건배사를 하겠습니다.”


   각간과 관계가 별로 좋지 않던 시중 준흥이 일어나자 좌중은 다시 긴장

하기 시작했다. 좌중을 천천히 둘러 본 시중은 입을 열었다. 주연장은 찬물

을 끼얹은 듯 숨소리 조차 없었다.


  “오늘 여왕폐하와 각간께서 대소신료들을 위하여 이렇게 주연을 베풀

어 주시어 소신들은 백골난망이옵니다. 앞으로 여왕폐하께서 만수무강하

시어, 이 나라 사직이 삼한을 통일할 당시의 힘찬 국운을 다시 한번 회복하

소서. 소신이 백관들을 대신하여 이 나라의 무궁한 평화와 폐하 그리고

각간 어른의 건강과 안녕을 위하여 건배를 제의 하겠습니다.

여왕폐하, 만세”

시중의 선창이 있자 여왕을 제외한 모든 신하들이 일제히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 


  “만세!”
   “각간 어른 천세!”

  “천세!”
 

  그동안 권력의 최전선에서 위홍과 암투를 벌이던 준흥이 완전히 여왕과

위홍에게 충성을 맹서하는 의식처럼 되어 버린 위무연이었다. 시중의 아부

성 발언이 있자 많은 대소신료들이 안도하며 앞 다투어 위홍에게 다가와

 술잔을 올렸다.


  “각간 어른, 만수무강하소서.”
  각부 장령들뿐만 아니라 지금껏 눈치만 살피던 귀족들도 앞 다투어 각간

에게 달려가 술잔을 올렸다. 


  “각간어른, 그동안 소인의 불충을 용서하소서.”
  “대각간, 어르신. 앞으로 소신과 소신의 자식들을 잘 보살펴 주소서.”


   각간 위홍의 앞에는 술잔이 즐비하였다. 그 술잔은 신라의 최고 권력자

가 누구인지를 알리는 것일 뿐 아니라 자신들의 안위를 각간에게 맡긴다

는 복종의 충성표시였다. 어떤 신료는 각간의 벼슬까지 올려 부르는 추태

를 보이기도 했다.


  “각간께서 그 많은 술잔을 어찌 처분하시려고요?”

  여왕이 파안대소하며 위홍의 술잔들을 가리키자 좌중의 신하들도 따라 웃

었다.


  “폐하, 소신 아직 건재하옵니다. 지금도 술 서너 동이는 충분히 마실 수 있

습니다.”
  “어머나, 정말이세요, 숙부, 아니 각간?”
  “그럼요, 폐하.”


  기분이 한층 고조 된 각간 위홍은 수척한 몸으로 여왕과 귀족 그리고 대신

들이 보는 앞에서 술 한 동이를 가져오도록 하여 쉬지 않고 마셔 버렸다.


  “와아, 각간 어른, 천세!”
  
주연이 중반으로 접어들자 월지는 웃음소리 악기연주 소리 노랫소리가

어울려 반월성 담장을 넘었다. 여왕은 각간 위홍과 대구화상과 어울려 술

잔을 기울였다. 대구화상은 기분이 좋아지자 일어섰다.


  “소승, 여왕폐하를 위하여 삼대목에 있는 노래 한 곡조 부르겠나이다.”
  “오오, 대사. 그리하세요.”
  위홍과 합작으로 만든 향가집인 삼대목(三代目)에는 많은 수의 향가가 실

려 있어서 여왕도 즐겨보는 노래책이었다. 
 

  紫布岩乎 希(자포암호 희)                           자주 빛 바위 끝에
  執音乎手母牛放敎遣(집음호수모우방교견)     잡아 온 암소 놓게 하시고
  吾 不喩慚 伊賜等(오 불유참 이사등)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花 折叱可獻乎理音如(화 절질가헌호리음여)   꽃을 꺾어 받자오리다.

 

 

  비파소리에 맞춰 대구화상은 조용하면서 단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

기 시작했다. 감정이 들어가는 대목에서 붉은 장삼자락이 허공을 가르는

춤사위가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보였다. 만조백관들은 지그시 눈을 감으

며 상상의 나래를 폈다.


여왕은 노래의 배경이 되는 설화(說話)를 생각하며 자신이 마치 동해

용왕이 반할 정도의 아름다운 수로부인이 된 듯 착각에 빠져들었다. 대

구화상이 향가를 마치자 여기저기서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울렸다.


  “오, 정말 장엄하고 빼어난 노래였습니다. 대사. 이리 가까이 오세요.

짐이 한 잔 내리리다.”


  “소승, 아직 주도(酒道)를 배우지 못하였습니다. 폐하.”
  “괜찮아요. 오늘 만 받으세요.”
  “황공하옵니다. 폐하.”


  “그동안 각간과 삼대목을 편찬하시느라 정말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두 분께서 심혈을 기울여 만드신 삼대목을 짐은 늘 끼고 산답니다.”
  “황공하옵니다.”
  대구화상은 마지못해 여왕이 따라주는 술을 받았다.


  “짐은, 그 옛날 수로부인이 부럽기만 합니다. 험한 절벽에 있는 철쭉꽃

을 꺾어다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복입니까? 짐에게는 두 분이

계시어 행복합니다만, 이 행복이 얼마나 오래 갈지…….
  여왕의 한숨소리에 위홍과 대구화상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의아해

했다.


  “폐하, 무슨 언짢은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위홍이 여왕의 눈치를 살폈다.
  “아닙니다. 숙부께서 작년보다 많이 여위셨습니다. 짐은 요즘 걱정이 되

어 밤잠을 이루지 못하겠습니다.”


  “황공하옵니다.”
  여왕의 말대로 위홍은 몰라보게 수척해 보였다. 몸살감기를 앓거나 자리에

 눕는 일이 잦았다.

    
  


                                                                                 -계속-

  

 

 

 



 

 

[주] 月池 - 지금의 雁鴨池를 말함. 당시에는 월지라고 불렀음. 안압지라는 명칭은 후대에 폐허가 된

                 월지에 기러기와 오리들이 떠있는 것을 보고 안압지라 부르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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