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 여강 최재효
별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밤이면
꿈 많은
소녀들
찬사(讚辭)에 귀가 아팠습니다
달도 된 적이
있습니다
갓난아이처럼 통통하게 살이
오르거나
독기(毒氣)서린 청상(靑孀)
같은
초승달이
되면
눈을
씻고
귀를 넓게 열어야 했습니다
생에 가을이
찾아와
지나간 이력(履歷)을 헤어
봤지만
남은 것은 허울
뿐
어느덧 눈 내릴 때가 된것 같습니다
천년을 살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빨리 늦가을 그림자가
드리울 줄
알았다면
청맹과니가 더 낳을 뻔 했습니다
다른 나는 늘 등뒤에
있었지만
이제야
보게되었습니다
시계는 멈출 줄
모릅니다
그림자를 더 사랑해야 겠습니다
- 창작일 : 2004.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