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스크랩] 제비에게 보내는 편지

* 창작공간/자작시 감상실 2

by 여강 최재효 2006. 5. 19. 00:03

본문




          제비에게 보내는 편지
                                                 - 여강 최재효   
        벌써 삼짇날이 지났건만
        이제 우리는 
        상상속의 벗이 될 처지가 되었습니다
        바람이 잠든 오후 
        가까운 섬을 찾아 봤지만
        음심(淫心)을 밝히는 
        정열의 네온 간판들이 달려 나와
        반갑게 손을 잡을 뿐 
        해풍이 간지러운 방파제에 앉아 
        남녘하늘에 시선을 박아놓고
        용서를 빌어 봅니다
        그대들 대신 
        어느새 까마귀가 하늘의 주인이 된 것도
        모두가 허욕의 화신이 되어
        그대들이 물고 올 
        대박의 씨앗만을 노리는 것도
        마음씨 고왔던 이웃들이
        식인종(食人種)으로 변해 버린 것도
        놀부의 형제들이 많아진 것도
        또한 태양 아래서 하루살이들이 
        마치 천년을 살 것처럼 날 뛰는 것도
        그대들이 책임을 질 일이 아닙니다
        한바탕 폭풍우가 휘몰아쳐
        천지가 뒤바뀌면 그대들 오시려나요
        지나간 세월을 되돌리면 오시려는 지요
        많은 시인들이 붓을 버리고
        심산유곡으로 숨어들 것 같습니다
        2006. 4. 17:00
   
출처 : 용주사
글쓴이 : 최재효 원글보기
메모 :

'* 창작공간 > 자작시 감상실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과 그림자  (0) 2006.05.24
[스크랩] 빚  (0) 2006.05.19
[스크랩] 꽃 눈  (0) 2006.05.19
sex-3  (0) 2006.05.18
sex-2  (0) 2006.05.18

관련글 더보기